본문 바로가기
기후변화와 감염병

코로나19 이후, 기후와 전염병 논쟁

by info-today1 2025. 5. 5.

2020년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 팬데믹은 단순한 감염병 유행을 넘어, 인류의 삶과 구조 전반을 흔든 사건이었다.
일상생활, 경제, 외교, 보건 시스템까지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쳤으며,
무엇보다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한 재조명을 촉발했다.

특히 팬데믹 이후 과학자들과 환경학자들 사이에서는

“기후변화가 감염병 발생과 어떤 연관이 있는가?”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확대되기 시작했다.
코로나19는 기후변화로 인해 직접 발생한 질병은 아니지만, 그 배경에 있는 자연 파괴, 생태계 붕괴, 인간 활동의 확장
감염병 유행과 맞닿아 있다는 데는 많은 전문가들이 동의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코로나19 이후 본격화된 기후와 전염병의 연결 논쟁을 정리하고,
앞으로 이 문제에 대해 우리가 어떤 시각과 준비가 필요한지를 살펴본다.

 

1. 코로나19는 기후변화의 직접적인 결과인가?

많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던지는 질문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코로나19는 기후변화 때문에 발생한 질병인가?” 정답은 ‘직접적 결과는 아니다’이다.
코로나19는 박쥐를 원인으로 한 인수공통감염병(Zoonosis)으로,
우한의 야생동물 시장에서 인간에게 전파된 것으로 추정된다.
즉, 기후변화가 직접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만들거나 퍼뜨린 것은 아니다.

그러나 문제는 간접적 인과관계다. 기후변화는 야생동물의 서식지를 줄이고,

식량, 물, 생존을 위한 동물의 인간 거주지 접근을 늘리며, 그 결과 인간-동물 접촉 빈도가 높아지는 구조를 만들었다.

또한 기후 위기로 인한 도시 확장, 삼림 파괴, 생물 다양성 감소 등은
병원체의 활동 영역을 넓히는 데 기여했으며, 이러한 환경은 코로나19와 같은 인수공통 바이러스의 유행 가능성을 높였다.

즉, 코로나19는 기후변화의 ‘직접적 결과’는 아니지만,

기후위기로 인한 환경 변화가 감염병의 위험을 증폭시켰다는 점에서 분명히 관련성이 존재한다.

 

코로나19 이후, 기후와 전염병 논쟁

2. 팬데믹 동안 기후는 어떻게 반응했는가?

코로나19의 대유행 기간 동안 지구는 독특한 ‘실험실’이 되었다.
전 세계가 봉쇄되고, 교통과 산업 활동이 중단되자
대기오염 수치가 급감하고 탄소 배출량이 일시적으로 줄어드는 놀라운 결과가 나타났다.

예를 들어, 2020년 상반기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전년 대비 17% 감소했으며,
인도, 중국 등지에서는 수십 년 만에 푸른 하늘이 보였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오래가지 않았다.
경제 활동이 재개되면서 탄소 배출량은 다시 급격히 증가했고,
결국 팬데믹은 기후 문제 해결의 기회가 아니었음이 드러났다.

이와 함께 ‘팬데믹이 기후 문제 해결을 도와줄 수 있다’는 낙관론은 사라지고,
오히려 기후변화와 감염병이 서로 연결되어
위기를 중첩시킬 수 있다
는 경각심이 커지게 되었다.

실제로 WHO는 팬데믹 이후 “기후변화가 미래 감염병 유행의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공식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3. 기후변화는 다음 팬데믹의 조건을 만들고 있다

코로나19를 겪으며 가장 많이 나온 말 중 하나는 “이것이 마지막 팬데믹은 아닐 것이다”였다.
그 말처럼, 많은 전문가들은 다음 팬데믹이 더 빠르게, 더 광범위하게 나타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바로 기후변화가 있다.
기온 상승, 빙하 해빙, 강수량 변동, 생태계 붕괴는
모두 감염병 확산 조건을 강화시키는 변수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북극 빙하가 녹으며 수만 년 전 바이러스가 깨어날 수 있다는 우려,
온난화로 인한 말라리아, 뎅기열의 확산 범위 확대,
건조로 인한 동물 이동 증가는 모두 기후와 감염병이 연결된 사례다.

또한, 기후변화는 기존 감염병의 패턴까지도 바꾸고 있다.
독감, 천식, 수인성 질환 등은 이상기후 속에서 계절성과 주기성을 잃고 있으며,
이는 감시·예방·치료 체계를 무력화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따라서 다음 팬데믹을 막기 위해선 단순히 백신만 준비할 것이 아니라,
기후 변화 그 자체를 통제하는 전략이 병행되어야 한다.

 

결론: 기후와 전염병은 하나의 위기다

코로나19는 단지 바이러스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 안에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한 경고가 담겨 있었고,
우리는 그것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한 채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다.

이제는 전염병과 기후 위기를 각각의 문제가 아닌, 하나의 연결된 위기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해야만 우리는 다음 감염병을 사전에 예측하고,
기후로 인해 생기는 전 세계적 보건 위기를 대응할 수 있다.

건강과 환경은 분리되지 않는다. 코로나19 이후 우리가 얻은 가장 값진 교훈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기후를 지키는 것이 사람을 지키는 일’이라는 사실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