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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와 감염병

북극 빙하 속 바이러스 부활 가능성과 우려

by info-today1 2025. 5. 3.

“얼음 아래 묻혀 있던 것은 단순한 물이 아니었다. 그것은 과거와, 병원체와, 우리가 준비되지 않은 미래였다.”

기후 위기의 가속화는 이제 바이러스 문제와도 직결되고 있다.
전 세계 과학자들은 북극과 시베리아 등지의 영구동토층(permafrost)이 녹으며
수천, 수만 년 동안 얼어 있던 고대 바이러스들이 다시 깨어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이전에는 그저 영화 속 상상이나 음모론으로 여겨졌던 이 주장은
이제는 구체적인 실험과 연구로 점점 현실에 가까워지고 있다.

 

북극 빙하 속 바이러스 부활 가능성과 우려

1. 고대 바이러스, 진짜 살아 있을까?

2014년, 프랑스의 연구팀은 시베리아 영구동토층에서
약 3만 년 전의 바이러스를 추출해 실험실에서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이 바이러스는 ‘피토바이러스 시베리쿰(Pithovirus sibericum)’이라 명명되었으며,
놀랍게도 현대 환경에서도 활동 가능성을 가진 채 깨어났다.

해당 바이러스는 아메바를 숙주로 삼았고,
사람에게는 직접적인 위험이 없는 것으로 판명되었지만,
이 연구는 과학계에 하나의 충격을 던졌다.
→ “고대 바이러스도 현대에서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된 것”이다.

그 이후에도 다양한 연구팀이
영구동토나 빙하 속에서 치명적 병원체의 유전적 흔적을 계속 발견하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현재 존재하지 않는 종(멸종 동물)의 사체에서,
일부는 토양, 물, 얼음 속에서 검출되며
**'전염성 복원 가능성'**을 두고 활발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2. 문제는 ‘우리가 처음 마주하는 병원체’라는 점이다

현대의 방역 시스템은 대부분
이미 존재하거나, 예측 가능한 병원체를 기준으로 설계되어 있다.
백신, 치료제, 진단 키트 모두 이 범주 안에서 개발된다.

하지만 빙하 속에서 깨어나는 바이러스는
현대 인류가 면역력을 전혀 가지지 않은 병원체일 수 있으며,
이들의 유전자 구조는 지금까지의 바이러스들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작동할 수도 있다.

예측 불가능성, 면역 무방비, 진단 기술 부족
→ 이 세 가지가 맞물리면,
심각한 상황에서도 즉각적인 대응이 불가능한 팬데믹의 씨앗이 될 수 있다.

 

3. 바이러스가 깨어날 가능성은 얼마나 클까?

과학자들은 몇 가지 조건을 제시한다:

  1. 영구동토의 지속적 해빙
    2020년 이후, 시베리아에서는 여름철 영구동토층이
    사상 최저 두께로 측정되었고, 일부 지역에서는 완전히 녹아내리는 현상도 발생했다.
  2. 빙하 속 생물 시체와의 접촉
    감염력 있는 병원체는 대부분
    동물 사체, 식물 유해 물질, 토양 속 유기물과 함께 존재한다.
    사체가 노출되면 동물, 인간, 수계(하천)와의 접촉이 가능해진다.
  3. 기후변화에 따른 이동 및 탐사 증가
    북극 자원 탐사, 시베리아 개발, 관광 등으로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던 곳에 접근이 잦아지면서
    무의식적인 병원체 확산 경로가 생기고 있다.

물론 현재까지는 “즉시 전염될 위험이 매우 높다”는 사례는 없다.
하지만 해빙이 가속화되고, 이들 병원체의 복원 실험이 지속된다면
단 한 번의 노출로도 전 세계적 감염 확산이 일어날 가능성은 분명 존재한다.

 

4. 단순한 상상이 아닌, 다가오는 미래

기후변화는 단지 지금의 바이러스를 확산시키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과거의 바이러스와 미래의 인간이 처음 마주하는 순간
점점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우리가 그 가능성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아직은 북극이 멀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그 안에 잠든 병원체가 지구 반대편까지 퍼지는 데 걸리는 시간은
비행기 한 편이면 충분하다.

이제는 북극의 해빙을 단지 해양 생태계 문제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공중보건의 문제, 질병의 문제, 생존의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
시간은 충분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