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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와 감염병

이상기후가 모기 개체 수에 미치는 영향

by info-today1 2025. 5. 1.

1. 비정상적인 강수량 증가가 만들어낸 번식지 확대

이상기후 현상 중 가장 뚜렷하게 체감되는 것 중 하나는 폭우와 집중호우의 빈도 증가이다.
짧은 시간 동안 내리는 많은 비는 일상 공간 곳곳에 고인 물(웅덩이, 화분 받침, 배수구 등)을 만들고
이러한 고인 물은 모기의 주요 산란지가 된다.

특히 이집트숲모기(Aedes aegypti)나 한국숲모기(Aedes koreicus) 같은 종류는
작은 물웅덩이만 있어도 수백 개의 알을 낳고 번식할 수 있다.
이전에는 건조한 계절에는 번식이 어렵던 환경이었지만,
이상기후로 인해 예측 불가능한 강우가 반복되면서
도심에서도 모기의 번식이 가능해진 것이다.

게다가 침수 이후 하수 시설에 고인 물이 길게 유지되면서,
기존에 모기가 서식하지 않던 곳에서도 개체 수가 급증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결국 강수량의 변동성은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서
감염병을 매개하는 모기의 수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리는 환경 조건이 되는 셈이다.

 

2. 겨울 기온 상승으로 인한 월동 성공률 증가

모기의 활동을 억제하는 가장 효과적인 자연의 장치는 ‘추위’였다.
과거에는 겨울철의 강한 한파가 모기 알이나 유충의 생존률을 크게 낮추는 역할을 했고,
이는 매해 모기 개체 수를 조절하는 하나의 자연적 장치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겨울철 평균기온이 올라가면서,
모기의 월동 생존률(겨울을 지나 살아남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기온이 영상 5도 이상을 유지하는 날이 늘어나자,
모기는 이전보다 더 많이 살아남아 봄부터 즉시 번식 활동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겨울이 짧아지고 따뜻해지면, 한 해 동안 모기가 활동할 수 있는 기간이 길어지고,
결국 1세대, 2세대, 3세대… 연쇄 번식이 반복되면서 개체 수가 폭증한다.

특히 한국 같은 온대 기후권에서는
이전에는 6~9월이 주요 활동 시기였던 모기가 5월부터 10월까지 활동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으며,
이것은 전적으로 겨울 기온의 이상 현상과 관련되어 있다.

 

3. 기후 스트레스로 인한 생태계 불균형과 포식자 감소

이상기후는 모기만 증가시키는 것이 아니라,
모기를 잡아먹는 천적(포식자)의 생태도 흔든다.

예를 들어, 모기의 유충을 먹는 잠자리, 개구리, 박쥐, 일부 물고기들은
서식 환경의 변화나 급격한 기후 스트레스로 인해 개체 수가 줄어들고 있다.
건조와 폭우가 반복되면 이들 생물의 서식지도 함께 파괴되고,
결과적으로 모기를 통제할 수 있는 자연 생태계 균형이 무너진다.

한쪽에서는 모기의 번식지는 늘어나고,
다른 한쪽에서는 포식자가 줄어들며,
결국 모기의 개체 수가 자연스럽게 조절될 수 없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또한 일부 모기 종은 이러한 환경 변화에 빠르게 적응해
도시 내 빌딩 숲, 지하 배수로, 에어컨 배수관 등 인간 활동과 맞닿은 환경에서도 번식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더 이상 모기를 "자연의 생물"로만 취급할 수 없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이상기후가 모기 개체 수에 미치는 영향

결론

이상기후는 단순한 기후학적 변화가 아니다.
생태계 구조를 바꾸고, 생물의 개체 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특히 모기처럼 질병을 옮기는 매개체의 개체 수 증가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감염병 위험과 직결되는 보건 문제로 이어진다.

과거에는 여름 한철 잠깐 신경 쓰던 모기가,
이제는 거의 반년 이상 활동하는 ‘상시 위험 요인’이 되었고,
이 배경에는 기온 상승과 이상기후가 자리잡고 있다.

앞으로 모기를 단순한 해충이 아닌,
기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질병 매개 생물로 바라보는 관점이 필요하다.
방역의 방식도 계절성에서 벗어나 연중 관리 체계로 바뀌어야 할 시점이다.